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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기도 드럽게 먼 오대산 자락 소금강 오토캠핑장.
그래도 좋은 계곡과 한산한 캠핑장, 가까운 바다라는 삼박자가 좋아 연중 1번씩은 가게 되는 곳.
작년, 올해 운영을 안해서 마지막으로 갔던 2017년.
얼마 전 동해에 콧바람 넣으러 갔다가 들러봤더니 소금강 계곡 따라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끝나면 오픈하려나 싶다.
캠핑을 떠나기 전에 늘 친구들에게 물어보지만 이제 그리 한가하지 않거나 집에 널브러져 충전하려는 넘들이 많아졌다.
20대의 욱해서 떠나는 그런 여행은 기대하기 어려... 운게 당연하겠지.
결국 쏠캠.
아침 일찍 서둘러 떠나 어느 정도 서울을 벗어나니 도로는 한가한데 안개가 자욱하다.
운전만 조심하면 안개 낀 풍경도 기분 좋다.
흰둥이들은 특히 라이트 잘 켜고 댕겨야 함.
열심히 땅끝까지 달리면...
커플이 있는 바다가 나온다.
저들을 왜 걸어서 찍었는지... 부러워하려고?
여튼 먼 소금강을 올 때면 의례적으로 바다를 먼저 들러보고 '와, 바다다'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바닷가 드라이브도 좀 하고, 아들바위까지 다녀온 것 보면 드라이브를 너무 했었나 보다.
바다를 보고 가는 길에 연곡 하나로 마트를 들른다.
솔캠에 얼마나 먹겠냐마는 간식거리도 사고 깜빡한 부탄가스나 석쇠 같은 것을 구입하기 위해.
이곳 하나로 마트에는 제과점이 매장안에 있는데 고로케 같은 빵에 야채랑 이것저것 넣어 샌드위치로 만든 빵이 맛나다. 빵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그 빵 하나면 간식거리로 든든... 한데... 없었다.
너무 일찍 간건지... 점심시간 넘어서 갔는데... 이제 안 파는 건지...
얼마 전에 들렀을 때도 없었다. 부디 담에 갈 땐 있기를...
빵도 없고 점심거리가 마땅치 않아 두리번 대다가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점심때라 주변 공사장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혼자 테이블 하나 차지하고 앉았다.
시골 밥상. 푸짐하다. 동네분들이 주로 오시는 곳이라 그런지 가격도 매우 저렴.
밥을 두공기는 먹었어야 했는데... 맛있게 언능 먹고 나왔다. 사진 보니 침샘이 허허...
나무도 많고 주차장도 넓고 좋다.
멀어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이유다.
카라반 캠하는 곳은 럭셔리 캠퍼들이라 근처에 잘 안 간다.
좋은 거 보면 뭐하겠노~ 사고 싶겠지~ 또 지르겠지~ 카드값 보며 뒷목 잡겠지~
그냥 찻길 따라 산책만 해도 좋은 곳.
나의 하루 쉼터.
개수대도 가깝고, 쓰레기통도 가깝고, 드넓은 주차장에 차도 바로 옆에 댈 수 있다.
소금강 캠장의 특징은 주차장 바닥은 좋은데 텐트칠 바닥은 흙바닥이라는... 비 오면 배수로 필수다.
자리도 넓다. 사이트마다 크기가 제 각각이지만 딱보면 어디가 넓겠다 감이 온다.
굳이 테이블과 의자가 있지만 타프를 치고 따로 테이블 세팅을 하는 것은
비가 올 수도 있고, 나무가 많아 벌레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글고, 타프 밑이 아늑하고 사생활 보호도 되니...
쏠캠을 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프라이버시다.
그리하여 계곡을 등지고 산을 바로 마주하고 최대한 내가 노출 안되게 사이트를 구축했다.
사실 주말임에도 너무 널널한 캠핑장이었기에 굳이 유난 떨 필요는 없었는데... 병이야...
음악 틀고 맥주 한잔 땡기면서 널브러질 시간.
해 떠 있는 시간 중 가장 행복한 때이다. 다른 캠퍼들이 없어서 음악 볼륨도 크게 신경 안 쓰고...
보통은 음악을 틀고 볼륨 체크를 위해
어디까지 갔을 때 소리가 안 들리는지 테스트하고 조절하는데
모든 게 편한 전세 캠.
소금강 계곡.
바다에 이어 계곡에도 커플.
깨끗하고 발 담그고 싶은 계곡.
캠핑 다니면서 계곡은 늘 바라보거나 발만 담그거나 이다.
성수기를 피하다 보니 물이 너무 차갑다.
별 일 하지 않아도 하루가 곰방 간다.
해가 지면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리지.
고기를 굽고, 김치를 굽고, 한잔.
숯불이 가시기 전에 장작 투척.
장작 타는 소리도 듣고, 음악도 듣고, 팟캐도 보고.
한 잔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