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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캠을 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사람이 없는 곳이 아닐까...
아예 없으면 좀 무서울 수도 있긴 하겠지만...
독립적이어서 나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는 곳이 좋다.
그러나 아는 사람만 알고,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얻는 사람으로써 이미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는 것은...
바글바글.
그렇다고 아무데나 한적해 보인다고 캠핑을 하기엔... 개운치 않다.
이름도 특이한 각흘 계곡.
무언가 득음해야할 것 같은...
이 캠핑장은 파쇄석도 있고, 데크도 있고, 잣나무 숲도 있다.
파쇄석이나 데크도 좋지만...
나에게 너무나도 매력적인 잣나무 숲 사이트.
예약도 아무도 안한 것으로 전세캠일 가능성이 높았고, 적중!
비까지 와주니... 분위기도 마음도 엄청 설렘.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
상류라 맑다시더니 너무 맑고, 상류임에도 좁지 않은 계곡.
그 위를 건널 다리.
조금은 부실해 보이는 다리.
저 다리 건너로 오른쪽은 길게 잣나무 사이트가 있고 왼쪽은 J14가 있는 넓은 사이트.
다리를 건너야 함과 차를 가까이 주차하지 못해 들고 날라야 하는 짐의 압박으로 미니멀하게 올 수 밖에 없고...
덕분에 긴 잣나무 사이트는 작은 텐트가 어울린다.
텐트를 칠 수는 있지만 타프까지 가능할까는 조금 의문이다.
나무가 많아 그늘도 많지만 그 날 같이 비가 오는 날엔...
잣나무 사이트는 예약자가 나뿐이라 그쪽에 아무데나 치라시는 쥔장님.
넓은 공간.
그냥 바닥 상태 보고 맘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비가 오니 큰 타프.
각종 장비가 담긴 큰 가방이랑 각종 식기구가 담긴 우드 테이블만 가지고 왔다갔다 하면 되겠지하고
너무 얕봤다.
먹거리 산거랑 뭐라도 빼먹은거 있으면 또 와리가리~
쏠캠에 간단모드인데, 뭔 짐이 이렇게도 많은지...
고생을 좀 더 한 대신에 넓고 조용한 나만의 공간을 얻었으나, 더 짐을 줄여야 겠다.
바닥에 잣 껍질이 깔려있어서 나름 푹신하고 텐트에 흙도 안묻고 만족스러웠다.
모든 것이 만족 그 이상으로 너무너무 좋았다. 캠핑오면 긍정긍정 마인드가 커지는 듯 하다.
우의입고 뚝딱뚝딱하다 보니 땀 삐질.
샤워하고 뽀송한 새옷으로 갈아입으니 상쾌함이 너무 좋다.
대충 한바퀴 둘러보고 장작 지피기.
비가 오니 습기 머금은 장작들을 말린다며 대낮부터 혼자 합리화.
그렇다... 장작도 들고 다리 건너오려니 빡시다.
짐을 줄인다고 마음먹어도 이런 저런 욕심에 결국 변하지 않는다.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누군가 급하게 다가온다.
그리곤 캠핑장 조명을 켜주신다.
"혼자 오셨어요? 아니, 왜..."
혼자 댕기면 자주 듣는 말.
반갑게 인사를 해주시고, 다음 날 철수 할 때도 웃으며 인사해주시고...
내가 느끼는 최고의 친절.
뭘 자꾸 주시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 자주 오셔서 말씀 걸어주시는 분들도 너무너무 감사하지만...
역시 캠핑엔
필스너와 음악과 불멍
보통 아침은 컵라면인데
끓인 라면.
날이 개고
사이트 깔끔히 정리하고
집으로.
운이 좋은 건지 대부분 다 그런건지...
너무 좋은 캠핑장만 걸리는 듯 하다.
혼자 가도 부담없고, 마음 편히 머물다 올 수 있는 캠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