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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교시절부터 며칠 전까지... 많은 기억이 있던 집.
물론 고등학교 시절 거의 잠만 자고 학교에 살았고,
대학시절 거의 잠만 자고 학교에 살았고,
군대 다녀오고,
자취를 시작한 나에겐 26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녹여낼 수는 없겠지만...
새 아파트로 이사가기 위해 부모님은 그렇게나 힘들게 지내셨다.
한 두번 우리를 데리고 아파트 공사 현장에 다녀오셨다.
두 분이서만 다녀오시기도 여러번이었고...
저녁에 모두 모여 아파트 분양 자료 속 아이소를 보고 흥분하며 설레였던 기억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새 가구를 사기 위해 엄청나게 발품을 팔았었고, 지금은 촌스럽기 그지 없지만 너무나 세련되 보였던 가구들...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곳.
내가 방문 닫고 담배를 엄청 피면서 컴퓨터에 빠져 살았었고, 사실 컴퓨터가 너무 후져서 뭐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었다. 작업하다 날리고를 수백번 한듯...
식구들 잘 때 새벽에 조용히 라면 끓이느라 긴장하다 우장창~ 등등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자취를 시작한 후에는 일년에 너댓번 정도 다녀가는 곳이 되었다. 18년 가량 이 집에서 자고 온 적이 없다. 그럼에도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스믈거린다.
이 곳을 떠나 이제 새로운 곳으로 두분은 가셨다.
조금 더 좋은 덜 오래된 그러나 더 한적한 곳.
이사를 도우며 공간에 낯설고 어색한 마음들을 다독이려 노력했다.
곧 설이 오면, 짐들이 다 정리되면, 좀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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