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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lovow 2012. 4. 2. 11:09

몸땡이가 삐걱거리더니... 이상하게도 배가 고프지 않은 현상이 일어났다.

며칠을 그러더니... 어제밤에는 친구와 간단하게 쏘주를 걸치고 집에 오면서 빵집에 들러 조각케익 두개와 샌드위치를 사다가 몽땅 먹어치웠다.

허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나를 더 말라 비틀어지게 할 뻔했지만, 무엇 때문인지 삐걱대던 몸도, 내장들도 돌아왔다.

금요일 밤에도 술을 적잖게 먹었다. 일찍 잠들지 못했지만 새벽부터 눈이 떠져서 ...

잠시 할일을 하고 아주 오랫만에 강릉으로 향했다.

딱히 강릉을 가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중간에 어디라도 괜찮은데가 생각나면 그쪽으로 갈 생각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두어시간을 달리다 보니 강릉이다. 

강릉의 바다와 시내 풍경... 모두 그대로다.

주문진은 여전히 관광버스로 가득하고, 파도는 조금 높았지만 해변가에 사람들도 거닐고, 갈매기들은 여전히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그때의 의자는 없었고, 자주 가던 가게들은 하나 변함없이 자알~ 있었다.

거의 모든게 똑같은 상황이었지만 참... 재미없었다.

여전한 똥바람에 차안에서만 잠시 멍하고 있다가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타고 왔다.

아주 어릴적에나 갔었던 대관령 국도.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가 싶더니 위로 올라갈수록 눈의 비중이 높아졌다.

저 높은 고속도로 위에서 내려다 보던 곳에 내가 있었다.

대관령을 올라가다 잠시 쉬며 웅장함 좀 간만에 느껴보고... 대관령 휴게소에서 하루 종일 고프지 않았던 배에 그래도 먼가 채워줄까 싶어 핫바도 하나 먹었다.

핫바... ㅋ 목멕혀 죽는 줄 알았네. 

산을 내려와 열심히 가던중 은은한 하늘빛에 또 잠시 쉬고...

역시 차를 타고 다니다 보니 겉핧기 식의 드라이브가 되어 버린다.

국도길을 달리다 괜찮은 곳이 있으면 하룻밤 자고 갈까도 생각했지만, 스쳐지나가는 순간이 아주 짧다. 그만큼 갈등할 시간도 짧고...

휙휙 달리다 보니 티맵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한시간을 땡겼다.

피곤했는지 집에와서 금새 뻗어버렸고...

다음날 또 일찍 일어나 버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또 멀뚱멀뚱... 만우절인데 애들한테 무슨 장난이라도 쳐볼까...했지만 머리가 굳었다.

유머 코드도 달라졌는지.... 재미도 없을 것 같다.

친구들에게 만우절인데 장난 좀 쳐보라고 종용했지만, 반향은 없었다.

저녁에 친구와 술약속이 있었지만 너무 일찍 일어난 탓에 하루가 너무 길고 심심해서 또 나왔다.

이번엔 번잡한 곳. 삼청동엘 갔다.

차도 너무 막히고 따뜻한 햇살 내리는 봄 휴일이라 가족들 연인들이 대거 몰려나왔다.

여자 친구 사진 찍어주는 남자씨의 쑥내민 엉덩이가 염장보다는 만우절 선물 같았다.

청와대도 처음 보았다. 검문하길래 창을 내렸는데 자알생긴 경찰군이 ~~~~ 어느방향으로 가세요? 라고 묻길래.... 우리집 방향으로 가는데요? 라고 할라다가

참았다.

만우절과 청와대. 어울린다.

친구가 말하길 어떤 이들은 청와대랑 국회의사당이랑 구분을 못한다고... 여의도에서 국회의사당 보고 "어 청와대다" 그러면 믿으신다고... ㅋ

요즘 세대들도 정치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는다면 그럴 사람은 없겠지만.

암튼 잠깐 놀러갔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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