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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오래전 부터 자신없었던 컴플렉스가 있다.
입술.
입술이 조금... 많이인가? ㅋ 두꺼운 편이다.
학창시절에도 알고 있었고, 머 지금까지 그런 채로 살아왔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아주 가끔 이걸로 놀리던 아이들이 있었지만...
시립대를 처음 들어갔을 때 오티를 가게 되었다. 처음 그렇게 술을 왕창 먹어봤다.
첫날 밤을 꼬박새고 밤새 미친 듯 놀았다. 술먹고 취해서 놀았던 것은 아니고.... 첫날은 술을 안먹었었던 기억...
첫날 너무 놀아서인지 환절기 때문인지 입술에 불이 났다. 뜨겁기도 하고 붉게 달아올랐다.
좀처럼 가시지 않았고 술자리에서도, 다음날 집에 오는 길에도 여전했다.
가뜩이나 두꺼운 입술에 뻘건 기운이 번져 더 두꺼워 보였다. 마르고 나름 하얀 피부라 더... 도드라진...
오티 끝무렵 입술왕자니 두꺼운 입술이니 하는 나의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글들이 롤링페이퍼에 담겼다.
돌아와서 학교생활이 시작되었을 때... 한 선배가 너 그때 몸안좋아서 입술이 부은줄 알았더니 원래 두껍구나~?
ㅋ
뚱뚱한 사람한테 너 그때 피곤해서 부은줄 알았던 원래 뚱뚱했구나~ 라고 했다면 ㅡㅡ;
하이튼 요놈의 입술 때문에 사진찍을 때도 그렇고 처음 보는 사람앞에서 입술을 잘 꿈틀댄다.
며칠 전 친구와 술을 한잔하다가 이런 저런 자신감 없는 소리를 주저리 댔다.
그리고 입술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몇년을 알았지만 친구는 그 컴플렉스를 부정했다.
"난 네가 입술이 두껍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라고 단언했지만, 난 또 그것을 부정했다.
심지어 그녀석은 넌 그냥 평균이야라고 ...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다. 그냥 말을 안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모두 입술이 두껍다고 했는데 반대입장이 나오다니...
솔직히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나이기에 끝까지 내 입술의 두께로 맞설 수도 있었지만...
두어번 강하게 부정하고 말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컴플렉스가 늘어난다.
말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