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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우진

lovow 2012. 6. 5. 10:40

오랫만에 부모님 댁에 다녀왔다.

동생네 부부와 조카들도 온다기에 전날의 숙취를 밍기적으로 달래고 오후 늦게 슬금슬금.

나야 아직 ㅡㅡ; 미혼이지만 두살터울 동생은 벌써 아이가 둘이다.

너무너무 사랑하는 나의 조카들!

ㅎㅎ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첫째는 벌써 이리저리 정신없이 돌아댕기며 목청높여 본인의 상황을 말해주는 개구쟁이 여자 아이.

소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노라면 옆에 와서 사악 기대고 앉는다. 어찌 이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둘째는 동글동글 선한 얼굴로 헤벌레~ 웃고 뒤뚱뒤뚱 열심히 걸어다니는 사내녀석 우진이.

이녀석이 요즘 심상치 않단다.

얼마전 동생이 전화로 이야기한 것 처럼... 툭하면 운다.

살짝만 언성을 높이거나 무언가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운다.

내가 부모님댁에 세시간 안되게 있는 동안... 너댓번은 운 것 같다.

동생이 말하길 우진이가 외삼촌 닮았다고... 좋겠다고 닮은거 하나는 있어서...ㅋ

나는 서럽거나 억울할 때만 울었던 것 같은데... 살짝 다른 기억을 하고 있나보다.

나도 어지간히 많이 울었다. 하도 울어서 남자답게 키우신다고 그 어려운 형편에 태권도 학원에 까지 보내시고...

그후 줄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왜 그렇게 쉽게 눈물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취학전... 무엇을 잘못했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엄청 혼나고 파리채로 맞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엄청 울고...

그 많이 울면 머시냐... 딸꾹질같은 약간 이상현상이 지금까지도 생각이 난다.

울다가 잠든척 하고 있는데 어머니 아버지께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계속 자는척하느라 힘들었지만... 또 울컥했었는지 암튼 30여년전 일이라 아련하니 그렇군...

어쩌다 보니 이야기가 조금 샌듯 하다.

하이튼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내가 잘 울지 않게 된 사연은.... 아버지의 한마디 말씀 때문이었다.

"한번만 더 울면... 호적에서 파버리겠어!" ㅋㅋㅋㅋ

뭐 이런저런 생각이 있었겠지만... 그 후로 처음으로 참아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게 정말 심각한 일이구나라고 느꼈는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어려서 잘 울었어서 그런지 무엇때문인지 모르지만... 지금도 가끔씩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흐를때가 있다.

아무 이유도 없이 그렇고 정말 별일 아닌 것에도 가끔, 아주 가끔 그렇다.

혼자 살다보니 때로는 슬픈 영화나 다큐를 보다가도 펑펑 맘껏 운다. ㅋ 사내자식이 온갖 승을 다떠는 거지.

머 어때! 내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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