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휴가가 시작했지만 참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이 되어 버렸다.
무언가 설레기 보다... 이제 죄책감도 크고 무언가 나쁜 새끼가 되어버린 기분...
그래도... 떠났다.
무작정... 욱해서 떠나게 된 여정이라 그냥 별 생각없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탔다.
전날 겹군이 남해쪽도 가보라고 해서... 그러든지 말든지 될대로 대라 하면서 목포를 찍고 달렸다.
뜨거운 날씨는 남으로 갈수록... 뜨거움 내뿜는 자동차와 에어컨이 적은 곳으로 갈수록 선선함으로 바뀌었다.
점심은 대충 휴게소에서 때웠는데, 저녁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이와중에 걱정되었다.
이와중에 배가 고픈걸 보니 나도 사람인가 보다 라고 싸군이 말했던가...
강진... 얼마전 일박이일에서 나와서 저기가 저런데구나 하고 알게되었던 곳이다.
바로 남도답사 일번지 강진군청에서 일하는 나의 공무원 친구에게 카톡을 날렸다.
다행히 저녁에 별일이 없었는지 와서 전화하란다.
강진이라는 곳의 첫 느낌은 깨끗하다. 선명하다 였다. 거리가 너무 깨끗한 나머지 사람도 없다. ㅡㅡ; 농담이고
조용하고 깔끔한 동네... 시원한 바람! 마음에 쏙 들었다.
거추장스러움이 없는 그런 동네.
친구녀석 퇴근시간동안 마량항에서 기다리고 있기로 했다.
1박2일 김종민이 마량항 장터에서 미션을 수행하던 게 생각나기도 했고... 얼른 바다가 보고 싶어서 이기도 했다.
바로 이틀전에 속초에 갔다와 놓고... 또 이런다.
마량항 가는 길은 군청에서 지정했는지 모르겠지만 풍경 좋은 드라이브 코스였나 머 그런 이름이 붙어있었다.
얼추 뜻만 맞으면 되지머...
처음에는 좀 유치하지 않은가 싶었는데, 내마음이 그런 상태라 그랬는지 몰라도 사실임에 틀림없었다.
너무 멋드러진 곳들이 많아 수시로 차를 세워놓고 셔터를 눌러댔다.
마량항은 낚시 관광이 주된 곳이었다.
낚시철이긴 한데... 너무 더워서 사람이 없단다. 실로 나를 제외한 관광객? 여행객을 20명 미만으로 봤다.
그것도 저녁에 숙소를 잡고 그 숙소에 머무는 3대 가족을 포함해서...
거리에 아무도 없는 풍경이... 영화같기도 하고... 이건 머... ㅋ
아무튼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곳이었다.
기다리던 친구가 생각보다 빨리와서 횟집에서 소주를 ... 지역 소주... 잎새주였나 므튼... 맛이 깔끔했다.
이런 저런 야그들을 하고 먹고 나왔더니 어스름이 지기 시작한다.
해는 곰방 떨어지고 친구는 내일도 출근해야하기에 집으로 보내고 혼자 숙소를 잡고, 항구에 앉아서 맥주를 홀짝홀짝 들이켰다.
이느므 술은... 하이튼간에 아주... 떨어질 생각을 안해요.
시꺼먼 항구에 앉아 음악을 살짝콩 틀고 시작된 청승은 한시간? 정도 되었을라나...
옆에 아저씨 둘이 정답고 크게 말씀을 나누시는 바람에 청승이 진정 청승으로 되어버렸다.
다음날 새벽여섯시에 눈이 떠지더니... 또 채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렀다.
출발하기전 강진 마량항은...
멋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