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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 부터 거의 20년전?

나름의 첫사랑이랑 생각하는 아이가 있었다.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설레고 머리속에서 한시도 사라지지 않던 녀석.

삐삐도 없던 그때 어딘가에 전화를 걸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아이의 집으로 잘못 걸기도 하고...

삐삐가 생긴 후로는 수시로 삐삐 연결음을 듣기위해 전화를 하고 그아이를 생각하면서 삐삐 연결음을 녹음하기 위해 스피커에 전화기를 들이대곤 했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만나면 걸어서 20분정도의 거리를 항상 데려다 주곤 했는데, 그 길가에 애완견 가게에서 항상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던 아이.

비록 그 당시엔 나도 신나하는 척 했지만 사실 강아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발톱도 이빨도 위협적이고, 살과 뼈의 느낌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나도 하루 세끼를 잘 안챙겨 먹는데 강아지 밥챙기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 여행이라도 가게 된다면 발목을 잡게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그렇다고 무서워하고 피해다니는 것은 아니고 귀여운 짓을 하면 귀여워 보이고 쓰다듬기도 하고 무작정 거부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나도 좋아해야 하나?

처음에야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좋아하는 척 할 수는 있겠으나... 시간이 지나 그걸 참기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할지...

물론 내가 더 좋아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냥 결국 서로가 좋아하는 부분을 인정해주고 상대가 좋아하지 않는 부분도 똑같이 인정해주는 것이 서로 간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전자야 그나마 쉬울지 몰라도 후자의 부분을 인정하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 너도 좋아해야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참~ 많다.

그래서 서로 좋아하는 부분이 많은 사람들끼리 더 갈등도 적고 이어가기도 쉬운 듯.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같이 하는 상상을 했을 때, 마음에 드는 모습이 나온다면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나곤 한다.

난 등산을 좋아해. 난 자전거를 좋아해. 난 티비 보는 걸 좋아해. 난 액션영화를 좋아해. 등등 서로 다른 취향들을 가진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일.

(여행과 나다니는 것은 좋지만 등산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서로 좋아해주고, 같이 해보려하고, 같이 하자고 강요하지 않고... 이게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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