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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에 우리 부모님은 만화방, 오락실 등에 대해 쳐다도 보면 안될 곳이라 가르치셨었다.
어린 마음에 그 가게앞들을 지날 때에는 반대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걷곤했다.
그러다 어느날 아부지께서 만화책을 서너권 가져오셨다.
주간지, 단행본 등등 잡다구리한 것들이었다.
근육맨 인가 이상한 얼굴에 약간은 변태러스한 만화도 있었던 것 같고...
그 만화책에 빠져 밤에 몰래 다 보고 잤다.
또 만화를 볼 기회가 없었기에 봤던 만화를 또보고 또보고 몇번을 보았다.
그러고 한참 후 드래곤볼이 학교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돌려보게 되었다. 남자아이들은 부르마의 노출에 열광했고, 일본만화의 변태스러운 내용들이
신기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용돈이 약간 올라 간신히 격주 만화, 소년챔프, 아이큐 점프 등을 살 수 있었다. 두권다 살수는 없었고 한권만...
많은 부록과 두툼하고 큰 만화책에 마음에 설렘을 가득 담고 집으로 와서 금새 다 봐버리고...
그렇게 만화를 보다보니, 어느 순간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만화속 주인공은 늘 정의롭고 쏘 쿨~하며, 대인배의 모습이었다. 무언가 모험심이 강하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고 암튼 인기가 좋은 캐릭터들 이었다.
그들의 모습처럼 살기는 불가능한 것이었으나... 그 불가능에 대해 내가 못나서 못하는 것이라 생각해버린 듯하기도 하고...
물론 만화 주인공과 비교하며 자책한 것은 아니었고 내가 했던 행동을 돌이켜보면서 이게 아닌데... 라고 이렇게 해야 멋있고 쿨하고 인기 많은 사람일텐데라고... 생각했다.
내가 만화주인공 처럼 살지 못한다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렇게 살 수도 없고 그런 삶이 좋은 것만도 아닌데...
누군가들이 백마탄 왕자를 기대하듯 내 스스로에게 환상을 심고 있었나보다.
다행인지 지금은 전혀~ 그런 삶을 그리지 않는다.
늙어서 그럴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