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춥다.
옆 책상도 휑하고...
손발에 온기가 잘 안생긴다.
아마도 잘 안움직여서 그런 듯하다.
오래 걷지도 않고 그저 먹고사는 데에 필요한 동작들만 하고 있다.
담배를 필 때에도 얼마전 부터 햇볕을 찾는다.
볕의 온기가 전해지기를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다 타버리고...
분명 나는 기모 후드에 겨울 코트에 모자까지 썼는데... 왜 추운겨...
생각해보니 이 옷들이 새옷으로 나에게 입혀졌던 얼마간은 참 따뜻하게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옷을 다시 꺼내 입을 때에도 아직 이건 오바인듯한데~ 라는 주변을 의식하는 의식을 했었고...
시간이 지났다고 이 옷들이 나에게 따뜻함을 덜 주는 것은 아니겠지.
내가 혼자 잃어버렸던 열을 보충하기 위해 계단을 뛰어 올라왔다.
내가 더 움직여야 덜 춥겠지.만.숨만 찰 뿐 따뜻하지 않다.
-
어제는 꼬맹이로 기억되었지만, 이제 서른이 되어버린 사촌동생과 저녁을 먹으러 겁나 오랫만에 강남에 갔다가 집에와서
결국 비낭 1.9권을 읽었다.
0.1권은 읽긴 읽었는데 그냥 빼기로 했다.
내 기억에... 없다.
확실히 2호 책이 나에겐...
내가 난독인지...1호는 모르겠다. 모스부호... 같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 비관주의자들의 글 같지는 않았다.
내가 이들을 모르니 글만보고서의 느낌은 그랬다.
첫번째. 마침표 없는 글.
읽으면서 궁금해진다. 이 글을 쓴 사람이. 생김새, 말투, 분위기가 궁금해진다.
아마 XXX가 아니고 숫자였다면, 문자를 날려봤을 것이 분명하다.
내가 전화까지 할만큼 담력이 좋은 사람은 아니고...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토해낸 씨발을 실제 음성으로 듣고 싶어졌다.
혹여라도 지금 내가 쓰는 글을 보고 "씨발"이라고 녹음해서 보내진 않길.
두번째. 홀딱 실루엣과 묘사.
처음 사진은 속눈썹 때문에 머리 짧은 여자인줄 알았다. 마지막 사진은 남자일 것이라 생각했고...
둘다 여자일 수도 있고... 주제가 그이니까 그일수도 있고 그가 아닐수도 있다.
묘사된 것들이 실재라면... 난 모르니까~
무섭다. 사진을 죄다 찍어놔서 그걸보고 쓴 것이 아니라면... 시각까지... 무섭다.
"있'었'다" 는 있지만 없다.
과연 이들이 실재하지 않게 되거나, 에펠까지 거리가 멀어진 구체적인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러나 세번째에... 나름 구체적이다.
그리고 희망적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읽은 느낌을 정리한 것.
서로가 생각하는 낭만들이 모두들 다르겠지만, 다름의 정도가 또 차이가 나서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그들과 함께한 과거의 낭만이 현재의 것과 다른지, 혹여 그리워 하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암튼, 3호가 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