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새벽에 깨어 생각이 난 것이 얼마전 받은 청첩장이다. 이제 슬슬 끝물들이 가고 있나보다. 이녀석은 초중고 시절 가장 가까이 지내던 친구였다. 많은 추억도 있고, 부모님과도 서로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각자의 생활에 빠져 서너번 봤나 싶다. 그러다 보니 그때 그 즐거웠던 시간들도 슬슬 회상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그토록 행복해했고 즐거웠던 그 시절과 그 동네...를 까맣게 잊고 살았다. 이젠 그 동네에 남아있는 친구도 거의 없고, 아직 있는 몇몇 친구들은 이제 서먹한 사이가 되어버린 듯 하다. 역마살 잔뜩인 나로서는 아직도 그 동네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 어느 동네보다 내가 잘 알았던 곳. 이제 다시 가보면 어색하겠지... 많이도 변하고... 아직도 잊을 수 ..
눈이 바람에 내 볼따구를 불꽃 싸다구를 날리며 내린다. 또 새벽에 눈이 떠져 뒤척이다가 아침에 잠깐 눈 붙인다는 것이... 슬쩍 지각을 유도했다. 씁쓸~한 기분으로 출근길에 나서는데 눈이 온다. 해가 떠 있음에도 몇몇 흰 알갱이들이 둥실둥실~ 곧 그치겠구나~ 싶었지만... 사무실에 오니 미친듯이 온다. 네이버에선 때를 기다린듯 메인로고 부분에 눈이 내리고, 내 휴대폰 잠금화면도 늘 비가 오는 이미지였다가 이젠 눈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여기저기 SNS에 눈온다고 난리겠지? 눈이오면 만나기로 했던 사람, 눈이 오는 날 연락하고 싶은 사람, 들이 있었기에 그동안에 눈오는 날엔 설렘이 가득하지 않았었던가 싶다. 올초에 보고 뜨거운 날들을 지나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반갑기는 하다. 불꽃 눈꽃 싸다구 맞으러 틈틈..
기분이 절로 업된다. 이 무슨 변태같은 감성인지 모르겠지만... 퇴근 직전의 바깥풍경같기도 하고 잠에서 덜깨어 새벽같이 나온듯한 느낌도 들고... 어두침침하니~ 좋네. 비가 슬슬 꼼지락꼼지락 온다. 주말내내 올 모양인데... 반가워라. 어제는 퇴근 후 집에서 저녁도 안먹고 뚝딱질을 했다. 톱질과 칼질 등등. 그러나 결과물이 없다. ㅋㅋㅋ 망함. 주말내내 이거나 만들면서 보내야겠다. 나무의 피톤치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니... 시원하게 기침도 해주고... 밤이 깊도록 만들다보니 배가 고파졌다. 글서 집 주변에 많고 많은 식당들중 24시간 오픈하는.. 순대국집을 갔다. 남자 다섯명이 다 혼자 와서 후루룩 촵촵~ 하고 있었다. 모두가 서로의 얼굴은 볼수 없도록 티비방향으로 1열에 3명 2열에 나포함 2명..
얼마전 산책하다가 알게된 곳. 쌀쌀한 바람은 피해가 주고 따뜻한 볕이 몸을 데펴주는 벤치. 콩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가 되면서 집에 많이 소홀했고, 동생도 늘 그런 나를 타박해왔었다. 삼십 중반이 되면서 시간의 속도를 느끼고, 집에 더 자주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노력하는 중이다. 늘 나는 전화를 걸어 "왜?"라고 묻는 엄니 말씀에 "그냥 한번 해봤슈~"라고 답한다. 엊그제도 역시... 같은 패턴이었다. 조금 달랐던 것은 "너 왜 돈 안보내고 전화했어?" 라는 질문. 바빠서 깜빡했건만... 엄니는 요새 내가 사정이 안좋아서 못보낸다고 말할라고 전화했나~ 라고 생각하셨나보다. 잠깐 동안... 아니 깜빡하고 못보냈을 수도 있지. 안부전화한 사람한테 ... 라며 서운했다. 말, 마음, 표현의 괴..
열두시 넘어 잠들었다. 세시쯔음... 깼다. 젠장. 바로 다시 자려했지만 화장실을 눈감고 다녀왔다. 잠이 안온다. 뒤척뒤척... 뭔짓인지... 배가 고프다. 남은 김치찌개와 밥솥에 남아있는 밥을 박박 긁어먹었다. 소화 좀 시키고 누워야 되나... 티비를 살짝 틀어버리고 말았다. 여섯시가 넘어서 겨우 다시 쪽잠이라도 청했다. 아홉시 사십분에 눈을 떴다. 젠장.젠장.젠장.을 여러번 외쳐댔을 텐데... 그 말이 안나온다. 그냥 씻고 출근... 아무일 없다는 듯이... 딱히 별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요새들어 자꾸 이상한 꿈...에 깨곤한다. 문젠... 뭔 꿈이었는지 기억이 안남.
이사 온지 고작 10개월 만에 짐들이 더 많이 쌓였나보다. 하긴 그땐 놔두고 온 것들이 많았어서... 이번엔 이삿짐 차가 커졌다. 그에 따라 가격도 20만원 가까이 올랐다. 늘 친구들 도움을 받아 이사를 해왔는데 지난번 처음으로 포장이사를 했다. 진정 알아서 다 해주는 줄 모르고 전날밤 새벽까지 짐을 정리했다. 종류별로 큰 가구들은 분해해놓고 잡다한 것들은 넘쳐나는 공간박스에 차곡차곡... 이삿짐 박스가 있었다면 포장이사를 부른 것이 후회될 정도로 짐을 다 싸놨을뻔 했다. 잔짐들을 정리하면서 이런 저런 옛날 것들이 튀어나오고 반갑고 그랬는데, 이번엔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이 싫다. 그냥 그자리에 잘 있기만을 바랄 뿐, 들춰서 그때 그 감성들을 느끼고 싶지 않다. --- 며칠을 고민했다. 밤낮없이... 매시..
뭘까... 이런 날씨 간만인데... 한창 뉘엿한 해가 발광을 해야할 시간인데, 어둑어둑하다. 가뜩이나 진한 선팅지 덕에 바깥은 더 우울해 보여. 하얀색 블라인드를 내리면 밝아지는 듯하다. 그래서 블라인드를 잔뜩 올렸다. 극으로 치닫는 느낌... 온통 우울함 가득한 나에게... 날씨마저... 이러고 있다. 금요일 간만에 몸쓰는 일을 했더니 몸땡이 여기저기가 쑤신다. 간만에 회도 먹고 쏘주도 먹고, 대리비도 3만오천원이나 나왔다. 그러고 토요일, 집구석을 싹싹 치우고, 마트에도 다녀오고 이사 견적을 위해 사진을 찍었다. 초초초역세권이라 좋아했었지만, 이젠 차가 생겼고... 창문을 열면 겁나게 시끄럽고, 공기도 안좋다. 요샌 역사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고 공사중이라 미친듯이 시끄럽다. 18일 정도후면 이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