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한판 되었다고 우울해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후반으로 달리고 있다. 삼십대가 되어 나는 무엇을 했는지... 역시나... 이러고 있다. 이십년 전에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따뜻한 겨울을 맞았었고... 십년전에 그지같은 군대를 제대하고... 올해에도 부디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라며, 이상한 징크스를 만들어 내서 위안을 삼으려한다. 2012 최악의 한해를 보내며 그걸 메꾸느라 2013년을 더 최악으로 보내고... 아직 메꿔야 할 것이 많지만, 또 한치 앞도 모르는 삶이겠지만... 2013연말, 인생 최고로 조용하게 보낸 한해였다. 집밖 외출을 삼가하며, 쓸쓸한듯, 쉼으로 그리 보냈으니... 충전된 만큼 또 달려보자. 후후후
한살 어린 이종사촌 여동생이 주말에 결혼을 했다. 요사이 결혼식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강해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이모의 수금업무 명령으로 전날의 숙취를 이겨내고 머리도 깍고 2년만에 정장을 입고 나섰다. 어려서부터 같은 집에 이모네와 살아서 친동생처럼 친한 동생이기에... 일찌감치 휴식은 포기했다. 역시나 휘황찬란한~ 번지르르~ 식장 입구 테이블에 앉아서 돈을 받고 식권과 교환해주는 아주 짜증이 밀어부치는 일을 시작. 오랫만에 많은 친척들과 사람들을 만났다. 이모네와 같이 살기도 했지만 떨어져 살게 된 후에도 가까운 거리에 살아서 동생 친구들을 꽤나 알고 있었는데, 아주 오랫만에 그녀석들도 만났다. 하도 오랫만이어서... 그랬겠지... 그당시만 해도 한살차이도 크게 느껴서 우리 친구들 노는 것과 한..
굉장히 쉬운 일인데 쉽지 않다. 도메인 관리가 조금 아쉬운 서비스 업체에서 조금 비싸더라도 괜찮은 업체로 옮겼다. 그간 일주일 정도... 연결이 안되는 것을 기다리면 되려나~ 하고 그냥 저냥 내비뒀다. 예전에는 참 쉽게 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뭐가 복잡하냐... 늙었나... 디자이너로 살면서 뒤쳐지는 감각에 예민한 편인데... 그렇다고 따라잡을려고 하지도 않지만... 불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주말에 간만에 아주 오랫만에... 현대미술관에 다녀왔다. 예전에 나던 냄새는 정비를 잘했는지 선선한 가을이라 그런지 괜찮았다. 회사 동료들과 "홍과장과 함께하는 전시 관람"을 즐기고 "신과장과 함께하는 식도락" 코스를 스피디하게 보내고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왔다. 대학시절 보면서 느꼈던 느낌과는 사뭇..
가을은 가을인가부다. 하늘의 푸르름에 눈이 아프려고 한다. 또 하나 식욕도 올라오는 듯 하다. 그렇다고 식사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고... 며칠 이것저것 요리라기보단 조리를 해서 도시락을 싸다니기도 하고, 그동안 그다지 감흥 없던 요리 사진을 보며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쫄면사리 가득한 떡볶이도 먹고 싶고, 학창시절 파 두어조각과 밀가루 떡으로 맹근 심플 불량식품 비스무리한 떡볶이도 먹고싶다. 가리비, 키조개 관자~ 자글한 조개구이도 먹고 싶고... 청국장에 각종 쌈으로 무장한 연탄불 제육쌈밥도 먹고 싶다. 한방에 이렇게 여러가지가 먹고 싶다니... 실로 놀라운...ㅋ 캠핑을 가서 쓱싹 세팅하고, 즉석떡볶이를 간식으로 먹은 다음 산책 좀하고 쉬다가 근처 바닷가에서 사온 가리비와 키조개 불에 구워 냠..
그 몇달을 노래를 불렀던가... 게장 먹으러 가자고... 언제부터 지가 게장을 먹었다고..ㅋㅋ 차도 없으니 꼬시기도 힘들었다. 토요일 모 프로그램에서 강호동씨가 게장을 꾹 눌러 살을 빼길래 잠시 사그라 들었던 마음이 다시 동~해서 홍대 근처 포장가능한 게장집을 알아보았지만...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빡사마가 결정을 하니 방서방도 오케이를 하고 남자서이서 차두대를 이끌고 고양 어드메에 있는 무한리필 게장집으로... 늘 양보다 질을 외치는 나로서는 무한리필이란 말에 거부감이 좀 있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솔직히 게장을 밥보다 많이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한번 리필을 요청했더니 처음 나온것 보다 많이 줘서 저걸 어떻게 다 먹나 했는데 결국 다 먹었다.
춥다. 가을비가 오더니 며칠 사이에 기온이 훅~ 떨어졌다. 금새 겨울이 올 것 같은 분위기다. 한동안 뜨거운 햇빛을 피해 시원한 바람 찾아 다녔지만 이젠, 따뜻한 햇살 찾아 차가운 바람 피해... 작년엔 차를 끌고 다니느라 사진을 덜 찍었고 올핸 차가없어서 어딜 못다니다 보니 찍어놓은 사진이 별로 없다. 그리하여 그나마 작년 사진을 보며 떠나지 못한 맘을 달래고... 그러다 보면, 또... 생각이 난다. 덤덤히 D-129일. 엄니는 내가 운전면허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자꾸 까먹으신다. 올초의 시작은 너무 괴로웠지만... 이제 조금 안정이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가을 한복판에 들어서야... 가을 분위기를 기분 좋게 타고 싶다. 조금더 느리게... 터벅
별일없이 산다. 그냥 그렇게... 휴가에도 일상에도... 여행도 가지 않고, 누굴 만나지도 않고... 쓸쓸하거나 그렇지도 않다. 낙엽이라도 보고 가을 정취 느끼며 돌아다닌다면 무언가 감성적인 부분이 모락모락 피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일에 대한 압박만 있을 뿐... 여기저기 밀려오는 일들... 기껏 작업해서 보내려고 하니 급 이상한 컨셉잡아서 해달라고 해서 좀 짜증이 밀려왔지만... 참을만하다. 예전처럼 훌쩍 어디로 떠나거나 하지도 않는다... 근래에 가장 큰 이벤트라면... 대림미술관과 시립미술관 전시 좀 보고 온 것이 전부다. 전시보는 것도 역시 혼자 보면 오히려 집중이 덜하다. 나를 괴롭히고 싶었는지 많은 인파가 쏠리고 마는 전시... 현대미술관 전시를 간만에 보러 갈까 했지만... 아마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