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동안 모자를 쓰고 살았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감독이 될거야" 라고 생각하던 시절. 알바를 나가면 감독들은 대부분 모자를 쓰고 있었다. 물론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어찌하다보니 그리되었고 그게 편했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모자를 벗고 다니는게 옷을 안입고 다니는 느낌처럼 다가왔다. 그러다 보니 경조사를 가거나 중요한 미팅자리에서 불편함이 많았다. 이리저리 피하게 되기도 하고... 얼마전 머리를 짧게 깍고 모자를 벗고 다니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결심으로... 왠지 조만간 다시 쓸것 같지만... 예전에 내가 야구모자는 안쓰고 벙거지 같은 모자를 가끔 쓸무렵... 누군가 야구모자를 생일선물로 주길래... 드러운 성질 내보이며 울렸던 기억이 문득.
식탐이 그닥 없다고 생각해온 나지만 요사이 들어 열심히 먹어댄다. 특히 점심은 든든하게 먹으려고 노력하고... 왠만하면 다 맛있게 먹는다고 자부하는데 왜이러냐...이번주... 먹는 걸로 기분상해서 포스팅을 할 줄이야. 월요일. 평소 자주 가는 아주 맛있는 백반집엘 갔다. 한시쯔음이 되자 해가 쨍쨍 뜨더니 땀이 마구 났다. 그래서 냉면에 도전. 물냉인지 비냉인지 조차 묻지 않고 그냥 들어가는 냉면... 물냉밖에 없으므로~ 여름에만 냉면 깃발 잠깐 걸고 장사를 하시는 것이라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허나... 기대가 작아도 실망이 없진 않다. 그저 육수에 냉면에 오이, 당근.... 아주아주 향이 진한 당근. 당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절대 어울리지 못하는 향이 났다. 그나마 가격이 오천원. 양도 적고.....
간만에 누군가로 부터 책을 선물 받았다. 유명 미국 작가의 소설책... 아직 몇장 읽지도 않았는데 어디선가 보게된 요책.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 바로 질러서 저녁에 받았다. 이 또한 간만의 도서구입. 그간 사놓고 안본 책이 수두룩한데.... 또 질러버렸다. 두권의 책이 한꺼번에... 무얼 먼저 읽을까 하다가... 이 책을 목차까지 일단 보고 선물받은 소설책을 얼른 읽고 준 사람에게 확인 받으려고 소설책 선택. 소설이니까... 머 두시간 정도면 다 읽겠지 했지만...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그 와중에 엄니께서 입원을 하시고 병문안 갔다가 심심해 하시길래 마침 가지고 있던 소설책을 드리고 와버렸다. 어렸을때... 중학교때까지 정도는 책 읽는게 좋아서 책을 봤던것 같다. 어무이가 책좀 그만 보고 나..
나에게 연결된 것들이 너무 많지 않나 싶다. 이 연결된 것들이 나에게 자극을 보낸다. 부쩍... 안좋은 자극을 보낸다. 예전부터 그래왔던 것도 있고... 요새들어 갑자기 들이 닥치는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의 한계를 가늠하게 하고 있다. 미칠 듯, 황홀하게, 편안하고 행복한 자극을 보내던 것들이 지금은 죄다 불편하고 괴롭고 아픈 자극을 보낸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나의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결과이겠지만... 마치 내가 사회 부적응자마냥... 연결되었지만 고립되고, 맞춰 돌아가고 있지만 삐그덕 소리가 고막을 찢어버리는 것 같다. 정리가 안되는 이것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심지어 꿈에서도 구체적인 형상이 아니라 내가꾸는 꿈에서 형체를 알수가 없고 정체를 모르는 것들이 이해할 수 없는 시간 흐름과 공..
돌아버리겠다. 바깥 공기는 시원하지만 꿉꿉하고, 실내로 들어오면 땀이 주르륵.... 불쾌지수 상승. 삐걱거리던 몸땡이는 어느정도 돌아왔지만, 혼자 정신없음에 한숨이 난다. 조카녀석 생일도 까먹고... 까먹었다기 보다는 아예 생각조차 없었다. 정신적 불안상태 최고조이다. 안식도 없고, 잠시의 안도감도 없다. 계속 끈적거리는 옷을 펄럭이며 더위를 쫒고 손은 핸드폰이나 키보드에서 떨어지지 않고, 눈은 초점을 잃은 듯 하다. 여행을 다녀온지 두달 정도 되었나... 여유로움을 느낄 환경이 안되어서 그런가... 푸른 숲 계곡에 발담그고 앉아 별생각 없거나 정리하거나... 암튼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어디로 갈지... 어떻게 가야할지 생각하는 것도 뇌의 용량을 초과시킨다. 가고 싶어... 하지만 아무 생각도 하고..
벌써... 2013년도 반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돌아보면 후다닥 가버린 시간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더 초조해지기만 할뿐, 철이 들거나 들려고 마음조차 먹고 싶지 않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게으름이 도진다. 물론 여기저기 불편한 부분들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다소 힘들긴 하다. 다리는 쩔뚝대고, 손등엔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생겨서 피를 보았다. 답답한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하기란... 후덥지근한 7월이 왔다. 먼가 움직여야할 듯한 숫자. 7. 그 더운날에도 손꼭잡고 다니던 사람은 시집가서 잘 살고 있고... 생각해보니 내가 주로 이직했던 시즌도 7월이구나... 남들보다 대학생활을 조금더 해서 그런지 먼가 방학이어야 할 것 같은 느낌. 내일부터는 장마가 오락가락한다지만, 오늘까지는 덥다보니 방학이 더..